부정

#

작년 어느쯤인가… 술 먹고 자다가 일어나니 안경 다리가 부러져서 안경을 새로 맞추려고 집 앞 안경점에 들렀다. 몇 해 전에 맞춰 놓은 시력이 아직은 그대로여서 그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안경테와 함께 맞추는데 안경사께서

“이제 가까운 글은 잘 안 보일 수 있습니다.”

“어~ 저 아직 그 정도 아니에요. 아직 노안 없어요!!”

“요즘엔 40 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합니다.”

“아 그래요? 그런데 전 아직이랍니다. 허허”

이러고 약간의 당혹함과 찝찝함을 안경과 함께 안고 나왔다.

그 날 저녁에

술을 먹다가 우연히 맥주병에 쓰여진 글자의 크기를 보니 오후에 안경점에서 나눈 대화가 생각이 나서 맥주병을 눈 앞에 가까이 가져와 봤다.

.

#

아직 숱이 남아 있어서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

손으로 이마에서 부터 머리를 쓸어올리면

숨어 있던 새치들이 안녕하고 아우성이다.

난 보기 싫은데 왜 그렇게 내 눈에 띌려고 안달인지…

우리 좀 멀리지네자. 제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