응답하라 1994

드라마 특히 한국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데 요즘 유일하게 챙겨보는 드라마가 응답하라 1994이다.  응답하라 시리즈의 시즌2라고 보면 되는데 시즌1 격인 응답하라 1997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1994는 더더욱 기대를 하고 보게 되었다.

응답하라 1997도 방영이 다 끝난 후 주위 사람의 추천에 어쩌다가 보게 되었는데 재미를 붙여 한 방에 다 본 기억이 난다. 정은지가 너무 귀여웠다.

내가 95학번이라 응답하라 1994를 보면 그 때의 향수가 하나하나 너무 생생하다. 내 돈은 주고 처음 산 테잎이 서태지2집이었고 신체검사를 받고 여자친구와 학교 앞 ‘아그집’이라는 분식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 뉴스 속보로 본게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였다.

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이어서 그런지 그 당시의 향수가 나에겐 상당히 진하다. 너무 진하다 못해 묻혀 살아서 발전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…

맥주 2병을 먹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본 응답1997에서 나정이의 행동과 멘트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이다.

나정이가 칠봉이랑 작별하며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새내기 시절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내 첫사랑이 첫 여름방학을 지낸 후 만난 자리에서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며 악수를 청하던 모습과 오버랩 되며 맘이 좀 아렸다. 그 애에겐 지금 아무런 감정이 없는데 가슴이 순간 뭉클한게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. 남자에게 첫사랑이란 죽을 때 까지 아련한 기억일런지…

그리고 그 보다 더 맘이 동한게

빙그레의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계시면서 빙그레가 서울의 좋은 대학의 의대생이라고 자랑스러워 하며 자신의 몸보단 자식의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서울로 올라가라고 재촉을 하고 어머니 또한 빙그레가 음악을 좋아해서 휴학 한 사실은 꿈에도 모른채 아들이 의대생임에 자랑스러워 하며 아버지가 외출이 금지된 상황에서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식의 등록금을 붙여주기 위해 몰래 병원에서 외출을 해 등록금을 붙였다는 말에 빙그레가 자신의 꿈을 접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게 되는 복선이 깔린 장면을 두고 나정이가 한 말이 “성취될 확률이 희박한 꿈을 잃었다고 실망하는 것 보단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꿈 만큼이나 소중하다” 라는 의미의 나레이션을 할 때 맘이 짠했다.

시골에서 염색을 하지 않아 백발인 아버지의 모습도 오버랩되고…

내가 학교를 뛰쳐나와 이렇게 세상에 무기력해지며 이렇게 있는것도 오버랩되고…

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도 오버랩되며…

난 왜 저 사실을 그 당시엔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.

맥주 2병에 술이 취한 상태에서 그냥 휘갈겨 쓰는 글이라 무슨 내용인진 몰라도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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